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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줄거리 요약, 장편소설 독후감

by 지떵이 2023. 6. 30.

1. 책소개

저자: 황보름

출판: 클레이하우스

발행: 2022.1.17.

 

책과 서점을 통해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황보름 저자의 장편소설로 주인공이 휴남동서점을 오픈하고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일어나는 작고 소소한 일상을 담아내었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과 나눈 대화들과 마음들이 빠르고 바쁘게 살아가는 퍽퍽한 세상 속에서 따스한 위로가 된다.  

2. 줄거리

주인공 영주는 회사를 다니다가 갑자기 온 번아웃에 혼란을 겪으며 공황, 허무함에 퇴사를 하게 되고 자신의 남편에게 퇴사를 권하지만 그는 직장에서 아무 문제 없이 승승장구하며 일에 집착하자 결국 이혼하게 된다. 그 이후 영주는 어떤 구체적인 계획 없이 휴남동서점을 운영하게 된다. 

 

민준은 더 이상 취업준비를 하고 싶지 않았다. 취준생의 삶을 그만두고 휴남동 서점 바리스타를 지원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시작한다. 기대치 않은 곳에서 민준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그것은 바로 좋은 커피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이곳에 찾아오게 하는 것 그리고 그 일에서 행복감을 느낀다. 

 

민철은 휴남동서점의 근처 동네에 살고 있는 단골 아줌마 희주의 고등학생 아들이다. 학교 공부에 전혀 관심 없고 사춘기를 지나고 있다.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하고 싶은 것도 없어 무기력하다. 영주는 희주의 부탁으로 자신의 아들 민철이 서점에 와서 책을 읽도록 허락하지만 민철은 희주와 학교 안 가는 대신 서점에서 책 읽으라는 협상을 하고 서점에 와서는 시간만 때우다 간다. 영주는 그런 민철에게 ≪호밀밭 파수꾼≫ 책을 추천한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민철은 휴남동 서점에서 있는 시간이 점점 좋아지게 되고 스스로 인생을 만들어가기로 결심하고 여행을 다녀온다. 그리고 이후 대학진학을 포기하기하고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한다. 

 

승우는 낮에는 프로그래머로 직장인으로 살지만 밤에는 문장을 교정하고 어법을 혼자 공부하여 블로그에 올려 파워블로거가 된다. 올바른 문장과 글쓰기에 대한 책을 썼고 영주는 그를 휴남동서점에 초대해 첫 북콘서트를 열고 글쓰기 강의도 진행하게 된다. 승우는 어느 순간 영주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며 결국에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간다. 

 

정서는 회사일을 하다가 화병이 생겨 회사를 그만두고 휴남동서점에 와서 뜨개질과 명상을 하며 화를 달래고, 민철의 엄마 희주는 독서모임의 리더로 글쓰기를 시작한다. 지미는 결혼생활을 돌아보고 민준의 친구는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평론을 하며 자신의 인생을 산다. 민준은 서점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바리스타일이 어느 순간 자신의 직장이 되고 책벌레 손님은 책을 많이 알고 좋아해서 사람들에게 책을 추천하며 판매를 늘려 서점의 직원이 된다. 모두가 스스로 어딘가 어설프고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자신만의 강점을 살려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나간다. 

 

일을 하는 삶이 만족스럽지도 행복하지도 않다면, 하루하루 무의미하고 고통스럽기만 하다면, 다른 일을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나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인생을 살고 있으니까.. 혹시 민준 씨를 잃어버린 채 일하고 있지는 않나요?.. 건강하게 일하지 못했던 과거가 저는 많이 후회돼요. 저는 일을 계단 같은 것으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실제 일은 밥 같은 거였어요. 매일 먹는 밥... 나는 이제 소박한 밥을 정성스레 먹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를 위하여  (p.343)

 

좋은 사람이 주변에 많은 삶이 성공한 삶이라는 생각,
사회적으로 성공하진 못했을지라도 매일매일 성공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거든 그 사람들 덕분에
p. 325

 

미래를 어떻게 알겠어. 우선은 해보는 수밖에. 내가 그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알려면.
삶은 일 하나만 두고 평가하기엔 복잡하고 총체적인 무엇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불행할 수 있고,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도 그 일이 아닌 다른 무엇 때문에 불행하지 않을 수 있다. 삶은 미묘하며 복합적이다. 삶의 중심에서 일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렇다고 삶의 행불행을 책임지진 않는다. 그게 무슨 일이든 시작했으면 우선 정성을 다해보는 것, 작은 경험들을 계속 정성스럽게 쌓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p.274)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다 행복하진 않아.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
좋아하는 일도 포기하고 싶은 일이 되어버리거든.
p.273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알려면 우선 마음을 탐구할 여유가 있어야 하는 거였다고 성철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차원 높고,  미묘한 영화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집중력 또한 정신적 여유에서 나오는 거였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중략) 어떤 대상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결국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는 것을  (p.84)
소설 주인공은 다 조금이나마 어긋난 사람들이라서 결국 보통 사람을 대변한다고. 우린 다 어긋나 있어서 서로 부딪치다 보면 상처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거라고. 그렇다는 건 너도 보통사람이라는 거잖아. (p103)
잘 모르겠을 땐 솔직해지는 것이 최선이라는 평소의 생각 (p.352)

 

제문제에 깊이 함몰돼 있는 사람은 제아무리 이타적인 사람일지라도
결국 타인에게 무심해질 수밖에 없다. (p.113)

 

3. 독후감

이 책이 마음에 드는 건 어딘가 서툰 인물들이 혹은 스스로가 부족함을 느끼는 인물들이 자신의 삶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질문하며 그 물음표에 답을 찾아간다는 것이 좋았다. 인생에서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지 어쩌다 보니, 해보다 보니, 스스로 깨달아가는 그 가지각색 삶의 모양들이 마음이 들었다. 각자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각자 자신만의 길이 있기에 각기 다른 방향으로 한 걸음씩 걸어가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나 일상을 나누는 모습에서 사람 사는 냄새가 났다. 

 

특히 민준이와 정서의 삶이 많이 공감이 되었는데 매일을 취업준비하며 살던 민준이가 어느 순간 더 이상 무언갈 준비하는걸 그만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순간, 그리고 후에 자신을 되돌아보며 문득 자기가 했던 그 선택은 포기한 것이 아니라 다른 선택을, 그 길을 벗어나겠다는 선택을 한 것뿐이었다고 생각했던 민준이의 마음이 공감이 많이 되었다. 어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세상에 정답은 없고 자신만의 정답을 만들어가는 것이 정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청년들이 자신만의 기호와 취향을 알아가는 사치스러운 시간들을 꼭 가져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서는 내가 직장생활을 하며 느낀 것들을 고스란히 안고 있어서 더욱 정이 가는 인물이었다. 취업을 하고 일을 시작하며 하루종일 미친 듯이 일해도 남는 건 피로밖에 없고, 매일 하루하루를 무지 바쁘고 힘들게 보냈는데 뿌듯함이라곤 1도 없는 오히려 시간만 흘려보낸 것 같은 기분에 괴로워하는 마음, 그리고 점점 성격 파탄자가 되어 매일 화가 나고 몸이 망가지고  그래서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되는 그런 모든 상황들이 모두 내가 겪은 상황과 오버랩되었다. 

 

친구들이 여행이라도 다녀오라고 했는데요, 전 그러고 싶지도 않았아요.
며칠 나가있다고, 세계여행 한다고 가라앉힐 수 있는 화였으면 애초에 생기지도 않았을 것 같았어요.
어차피 또 언젠가는 일을 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럼 또 열이 받을 테고요.
저는 일상의 평화를 원했어요.
p.212 정서

 

정서의 말이 무척 공감되었다. 아무리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가도 다시 돌아와야 하는 일상이 지옥이라면 어디를 가도 무엇을 해도 전혀 행복해지지 않는다. 정서가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이 정확하게 일치했다. 나도 일상의 평화를 원했다. 

 

그리고 주인공 영주는 왜 회사를 잘 다니고 있는 남편에게 사직을 권한건지, 그 요구를 안 들어줘서 이혼을 했다는 게 솔직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었다. 자신의 생각을 굳이 강요할 필요는 없지 않나. 부부가 삶의 모든 부분에 있어 꼭 같은 모양이어야 하는 건가 싶었다. 결혼을 안 해봐서 모르겠다. 

 

이 책은 휴남동 서점에서 만나는 인물들의 삶을 그려내고 그것을 스스로 풀어나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각 인물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하게 모르지만 일단 시작해 보고 그것에 최선을 다하고 변화하고 성장해 나가며 그런 자신의 모습에 만족한다. 그리고 사회적 시선에서 벗어나서 자신이 만족스럽다고 느끼는 본인만의 기준이 스스로에게 있다면 그것으로 괜찮다고 말해준다. 혹시 삶의 갈림길에 서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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